서울에 살지 않는 우리는 밥 먹을 식당을 찾을 때면 거의 인터넷 블로그 혹은 TV 방송에 나온 식당을 주로 찾는 편이다. SBS X 대 천왕에 나왔던 모 식당에서 된통 당한 이후로는 '수요미식회'와 '맛있는 녀석들'에 나오는 식당을 주로 찾아가고 있다. '맛있는 녀석들'에 나온 식당들은 그래도 수준이 평균 정도는 되고 '수요미식회'에 나온 식당들은 정말 괜찮은 집들도 종종 있다. 중상 정도라고 표현하면 맞을 것 같다. 그래서 오늘 소개해드릴 '한성 돈까스'역시 두 방송 중하나에 소개된 식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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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는 신사역에서 도보로 5분 정도 거리에 있고. 4번 출구로 나오면 금방 찾을 수 있다. 오래된 식당임을 증명이라도 하듯 굉장히 오래된 건물에 간판마저 누렇게 색이 변해 있다. 과연 맛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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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열고 들어가 오른쪽을 바라보면 돈까스를계속해서 튀겨내는 작은 주방이 보인다. 그리곤 한눈에 들어오는, 어마어마한 양의 튀기지 않은 돈까스들이 산처럼 쌓여있다. 손님이 많은 튀김요리를 하는 집이 뭐 다 그렇겠지만은 주방이 썩 깔끔하다고는 못하겠다, 어쩔 수 없겠지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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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옆쪽에서는 돈까스를 연신 튀겨내고 있다. 이날 날씨가 너무 더웠는데 펄펄 끓는 기름 앞에서 계시다니.. 많이 힘들어 보이신다. 주방 옆에는 테이블이 많지는 않고 안쪽으로 방이 여러 개있다. 우리도 안쪽 방으로 안내를 받고 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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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는 다섯 가지로 심플하다. 비후 까스.. 초등학교 때 자주 다녔던 경양식집에서 본 뒤로는 처음 보는 단어이다..ㅋㅋ 심지어 여자친구는 무슨 말인지도 모름! 우리는 돈까스와 생선까스를 하나씩 주문했다. 블로그 후기를 찾아보다 생선까스는 많은 양을 준비하지 않는지 못 먹고 왔다는 글을 봤는데 우리는 점심시간보다 일찍 갔기 때문에 다행히 주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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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을 하면 바로 세팅되는, 돈까스에 빠질 수없는 흰쌀밥과 장국이 세팅 된다. 장국에 숟가락이 꼽혀 나오는 게 괜히 웃긴다.ㅋㅋ 그리고 이상하게 나이프와 포크는 없고 젓가락밖에 없다..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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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 나오니 궁금증이 풀렸는데, 그냥 애초에 썰어서 준다..!! 회전율을 높이기 위함인가? 아무튼 사진은 내가 시킨 생선까스. 항상 사이드 메뉴로 먹었던 생선가스보다 훨씬 크고 도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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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여자친구가 주문한 돈까스. 역시 굉장히 도톰하다 두께로 봐서는 일식 돈까스 같은데 튀김옷을 보면 또 한국식이고 굉장히 독특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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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반찬으로는 깍두기 단 한 종류만 제공된다, 단무지도 없음 ㅎㅎ 그래도 돈까스와 잘 익은 깍두기 조합이 꽤나 좋다. 여자친구는 국밥이 먹고 싶어지는 깍두기 맛이라고 평했다. 동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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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양배추 샐러드. 마요네즈가 조금 섞여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케첩만 뿌려져 있다. 치킨이라든지 돈까스 같은 튀김에는 어쭙잖게 뿌려놓은 과일 드레싱보다 심플한 케첩+마요네즈 드레싱이 백배 나은 것 같다. 사진에 슬쩍 나온 김에 소스에 대해 간략하게 말하자면 일본 오사카 KYK 돈까스에서 먹었던 소스보다 열 배는 맛있는 거 같다. 한국에서 먹어본 돈까스 소스 중에는 최고인 것 같고. 돈까스 소스에서 이렇게 농후한 맛이 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정말 맛있다. 그리고 같이 머스터드소스가조금 나오는데 이게 또 돈까스 소스랑 섞어서 찍어 먹으니 거짓말 조금 보태서 환상의 맛이다. 겨자 맛을 좋아하지 않아 냉면에도 안 넣어 먹는데 겨자+돈까스 소스 조합이 굉장히 좋다. 새로운 발견 +_+, 그에 반해 생선까스에 나오는 타르타르소스는 생각보다 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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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까스는 동태 살 특유의 쫄깃함이 살아 있다. 튀김옷은 굉장히 바삭하고 생선 살의 두께도 꽤 돼서 씹는 맛이 있다. 다만 약간 느끼해 생선까스만 한 접시 먹기에는 약간.. 콜라가 생각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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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까스의 두께는 평소 먹던 종잇장 돈까스의 두세배는 될 정도로 두껍다. 튀김옷이 약간 두꺼운 편인 거 같지만 고기가 워낙 두껍다 보니 크게 이질감이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이 정도 두께의 고기면 퍽퍽할 수밖에 없는데 (여태 먹어본게 다 그랬음) 여기는 고기가 꽤 부드럽다. 퍽퍽하지 않은 건 아닌데 퍽퍽함이 느껴질 즈음 목으로 넘어간다. 그리고 다시 언급하는 거지만 소스가 너무 맛있다. 소스 때문이라도 다시 한번 찾을 거 같은 느낌. 양도 꽤 많아서 한 접시를 다 비우니 배가 엄청 불러왔다. 마지막 한 조각은 못먹을뻔ㅎㅎ. 이 정도 가격에 이 정도 퀄리티의 돈가스 라면 주변에 살았다면 자주 들렀을 것 같다. 역시 사람은 서울로 보내.. 응?ㅋㅋ


아무튼, 오늘도 잘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