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안되는 챙겨보는 티비 프로그램인 '맛있는녀석들'에 얼마전 전국투어 특집으로 대전의 두 식당이 소개되었다. 첫번째는 도토리묵이 유명하다는 대전의 묵밥, 또 하나는 내게 조금의 충격을 준(!?) 두부 두루치기 집이였다. 아무튼 소개된 두곳중 이번에 방문한 곳은 묵밥이 유명하다는 '산밑할머니'이다. 막연히 묵밥이 시원해보여서! 해장에 좋을것 같아 찾게 되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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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밑할머니식당은 북대전 IC 바로 근처에 위치하고 있어 외부에서 오거나 자차로 움직이는 대전 시민들은 편하게 접근할수 있고, 식당 앞으로 주차장도 굉장히 넓게 자리하고 있다. 우리는 차가 없는 관계로 버스를이용 하였고, 궁동 정류장에서 유성 마을버스 5번에 올라 북대전IC네거리 에서 하차하였다. 버스정류장에서 식당까지는 걸어서 5분 내외 거리로 그리 멀지 않다. 식당이 위치한 관평동 주변으로는 여기 말고도 묵밥을 파는 식당들이 굉장히 많아 묵밥촌을 형성하고 있으며 멀지 않은곳에 도토리묵을 만드는 체험도 할수있는 '구즉묵제조체험관'도 있으니 참고 하시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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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이 방영된 바로 그 다음날 방문했는데 생각했던거보단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식당이 워낙 넓기도 하고. 착석해 메뉴를 둘러보니 보리밥과 묵 외에도 계곡 식당에서 볼법한 닭도리탕, 백숙도 있다 (가격이 무시무시). 아무튼 이미 먹을걸 고르고 왔기 때문에 바로 주문하였다. 우리의 선택은 보리밥 2인분에 묵밥 (메뉴판엔 그냥 묵 이라고 쓰여있다)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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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주문한지 채 3분도 지나지 않은거 같은데 한상 가득 음식이 깔린다. 패스트푸드보다 빠른 속도인듯! 김치, 낙지젓갈, 고추장아찌 같은 기본찬들과 보리밥 두공기와 비벼먹으라고 주는 커다란 양푼, 묵밥과 된장찌개 까지. 구성은 꽤 괜찮은거 같다. 아 그리고 물을 안주는데 맨 오른쪽에 보이는 보리 숭늉이 물 대신이다. 뜨거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굉장히 차가워 물처럼 마시라고 왕창 준듯하다. 오랜만에 먹는 보릿물, 고소한게 꽤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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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씩 살펴보면, 보리밥을 비벼먹으라고 준 양푼엔 각종 야채와 콩나물 양념장이 가득 올라가 있다. 여기에 보리밥을 넣고 비벼 주면 된다. 뻑뻑한게 싫으면 된장찌개를 몇스푼 넣어주면 된다고. 양푼이 지나치게 큰게 아닌가 했는데 밥을 넣고 섞어보니 튀어나가는거도 없고 딱 좋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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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으로 제공되는 된장찌개, 생각보다 좀 짜서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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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주인공 묵밥, 도토리묵 한모가 통째로 들어있는듯 하다. 묵 위에 다진 김치, 김가루와 깨가루가 올려져 있다. 국물은 멸치 육수이고, 뷔페나 결혼식장에서나 먹어봐서 원래 차갑게 먹는 음식인줄 알았는데 살짝 따뜻해서 의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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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먹어보기 전에 밥부터 비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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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푼도 크고 주걱도 꽤 큰걸줘서 쓱쓱 잘 비벼진다. 야채도 한가득 들어 있어 비비는 모습만 봐도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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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비빈뒤 조그마한 그릇에 담으면 이런 느낌이다. 사실 보리 비빔밥이 별 특별한 맛이 없긴 하지만 가끔 먹어주면 좋은것 같다. 보리밥의 톡톡 터지는 식감도 재밋고~. 다만 보리 비빔밥도 약간 짠맛이 강했다. 양념장을 너무 많이 넣어 준듯함. 적당히 조절해서 먹을수 있게 양념장을 따로 줬으면 더 좋았을듯! 보리밥은 그럭저럭 먹기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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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묵밥..! 한입 하고나서 느낌은.. 음.. 이게뭐지?! 우선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약간 따뜻해서 놀랐고 무지막지한 멸치육수맛에 다시한번 놀란 그런 맛이다. 육수의 멸치 맛이 어찌나 강한지 도토리묵의 맛과 향이 거의 느껴지지도 않을 정도이다. 원래 이런 음식인지.. 심지어 김치맛까지 뚫고 올라오는 멸치맛! 너무너무 강력하다. 탱글한 도토리묵의 식감과 향을 즐길수 있게 육수는 약간 가볍게 가도 괜찮을거 같은데 굉장히 아쉬웠다. 누가 사준다면 가겠지만 내돈 내고 먹기엔 음… 보리밥만 먹으러 오는거면 괜찮을것 같다는게 총평! 너무 기대 이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