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빵을 국내에서는 잘 먹지 않는 편이다. 동네 빵집은 사라져버린지 오래고 맛없는 빵만 파는 파X바게트 라거나 X레쥬르 같은 프랜차이즈 빵집만 남았기 때문인데. 그래도 대전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동네에 유명한 베이커리 '콜마르브레드'를 발견하고는 꽤 자주 먹는 편이 되었다! 콜마르브레드는 다음번에 자세히 리뷰 해드리도록 하고~ 오늘은 다른 빵집 하나를 소개해 드릴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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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해드릴 빵집은 서울 연희동에 위치한 '피터팬1978' 이다. 저녁 식사와 연남동 경의 숲길, 일명 연트럴파크를 둘러보러 근처에 왔다가, 연트럴파크가 정말 볼게 없어서.. (연남동 센트럴파크라니 이름이 아까울정도) 스페어 일정으로 준비해 두었던 빵집으로 향하였다. 연트럴파크쪽에서 출발해서 그런지 도보로 약 20분 정도로 꽤 걸어가야 도착할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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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가 먹어봐야 한다던 아이스 캬라멜 크로앙을 홍보하는 입간판이 문앞에 세워져 있다. 인스타그램 UI를 그대로 가져온 디자인인데. 문제 없나이거..ㅋㅋ 그래도 깔끔한게 눈에는 잘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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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하는 식당에 '블루리본 서베이'라고 스티커가 붙어있는걸 종종 본적이 있는데, 찾아보니 다른게 아니고 '미슐랭 가이드'처럼 한국형 레스토랑 평가서 라고 한다. 나름 선정기준을 가지고 있는것 같고, 리본이 하나인 식당은 '시간을 내어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 두개는 '주위 사람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곳' 마지막으로 세개는 '자신의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솜씨를 보이는 곳' 이라고 한다. 오늘 방문한 피터팬1978 도 리본이 3개인 식당이다. 과연 그에 걸맞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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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커리 내부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꽤 다양한 종류의 빵이 진열되어 있었다. 프랜차이즈 빵집은 이상하게 빵냄새가 잘 안나는거 같은데 이런 소규모 베이커리는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풍기는 빵냄새가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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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쪽에 위치한 주방. 여러가지 빵을 만들고 있다. 사진에는 안나왔지만 케이크도 여러종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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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하고있는 여자친구가 먹고싶다던 100% 호밀빵도 하나 고르고! (호밀빵 사진을 깜박해 맛을 설명해 드리자면 곡물 질감이 느껴지는 아주 건강한 빵의 느낌이다. 호밀 함량이 높으면 시큼한 맛이 난다던데 실제로 그래서 재밋었던 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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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팬 시그니쳐 No.2 라는 글귀에 빵 이름을 보니 '장발장이 훔친빵'이다. 내가 알기론 장발장이 훔친빵은 엄청큰 둥근빵 '깜빠뉴'로 알고있는데 전혀 다른 모양이다! 별로 땡기진 않아 고르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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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옆에 이쁘게 놓여있던 마들렌과 에그타르트. 여기서 마들렌을 하나 집어 올렸다 : ) 이 후에 먹을때 깜박하고 사진을 찍지 못해서 맛을 간단히 설명하면 레몬향이 은은하고 폭신폭신한게 정말 맛있게 먹을수 있었다. 커피가 한잔 있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다음에 가면 두개 정도는 먹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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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목표인 '카라멜 크로앙' 빵 표면에 카라멜 시럽을 바르고 구운건지 노릇노릇하고 굉장히 바삭해 보이는 느낌. 빵만 먹어도 되고 2000원만 추가하면 빵 사이를 갈라 아이스크림을 넣어준다. 날이 너무 더웠기 때문에 우리는 아이스크림을 추가해 먹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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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고른 빵은 '크로앙 슈' 위에 보여드린 카라멜 크로앙 처럼 빵이 패스츄리로 되어 있고 속에 슈크림이 들어가 있는 일종의 슈크림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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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뿐 아니고 커피, 차, 스무디 같은 다양한 음료도 준비되어 있고 여름 한정인지는 모르겠지만 팥빙수도 판매하고 있다. 매일 아침 팥을 직접 끓인다고 하는데 맛이 궁금하긴 하지만 저녁도 먹어야하니. 고른 빵만 서둘러 계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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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커리 2층에는 빵을 먹고 갈수 있는 카페가 준비되어 있다. 올라가는 계단에 소소한 인테리어 소품이 썩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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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에 들어서면 팥빙수와 음료류를 제조하는 작은 주방이 있다. 물과 포크,나이프 접시등을 자유롭게 사용할수 있으며 그중 내 눈에 띈건. 죽은 빵도 살려낸다는 마법의 발뮤다 스팀 오븐 토스터! 호밀빵을 구워먹었더니 바삭바삭한게 훨씬 맛있었다. 식빵 류를 드신다면 꼭 사용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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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서 빵을 먹을수 있는 테이블은 그리 많지는 않지만 동네 빵집 치고는 꽤 규모가 있는편. 손님들로 모든 테이블이 가득 차있어 테이블쪽은 사진을 찍을수 없었고 대신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꾸며진 찬장을 보여드린다 : ) 가게 이름 처럼 피터팬 인형도 한자리 차지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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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빵 이야기로 돌아와서. 우리가 고른 '아이스크림 카라멜 크로앙' 사진 부터! 바삭해 보이는 질감의 카라멜 크로앙 사이에 아이스크림이 마치 마쉬멜로처럼 이쁘게 끼워져(?!) 있다. 아이스크림이 녹기 전에 어서 한입 해본다. 나보다 먼저 한입한 여자친구에 말에 의하면. 행복해 지는 맛 (=살찌는 맛)이라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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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입 베어 무니, 정말 행복해 지는 맛이 맞다! 이걸 먹고 웃음을 짓지 않을 사람은 없을듯 하다. 패스츄리가 정말 바삭한게 식감이 아주 좋고, 카라멜 맛이 지나치지 않게 달콤해 기분이 좋아진다. 아이스크림까지 엄청 달았으면 마이너스였을것 같은데 아이스크림도 많이 달지 않아서, 단 음식을 싫어하는 딱 내 스타일이였다. 테이블에 페스츄리 부스러기가 떨어지는게 약간 흠이라면 흠! 테이블에 휴지를 깔고 먹길 추천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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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먹어본 빵은 '크로앙 슈'. 슈크림빵처럼 동글동글하게 생긴게 위에 슈가파우더가 잔뜩 뿌려져 있다. 크기는 꽤 큰편. 포크와 나이프를 가져와 반을 갈라서 먹어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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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가파우더가 여기저기 떨어지긴 했지만 나름 깔끔하게 반으로 스윽 가른 크로앙슈의 속살. 내부는 커스터드 크림으로 가득 은 아니고 반절 정도 차있다. 여기서 플러스 점수! 슈크림빵 속을 커스터드 크림이 아니고 생크림을 넣는 빵집이 꽤 많은데 피터팬의 크로앙슈는 다행히 커스터드 크림이였다 : ) 커스터드 크림도 많이 달지 않고 느끼하지 않고 고소한게 너무 좋았다. 오히려 겉에 뿌려진 슈가파우더가 더 달게 느껴질 정도. 패스츄리 슈는 몇번 먹어본거 같은데 이곳의 슈를 먹어보니 다른데는 기억이 안날 정도이다 (약간과장해서 ㅋㅋ). 다른빵 맛도 정말 궁금할 정도로 정말 마음에 드는 베이커리이다. '자신의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솜씨를 보이는 곳'이라는 타이틀이 어느정도 수긍이 간다.